[모임][이야기가 잇는 충남] 우린 슬프지 않아도 춤을 춰! - 홍성댄스크루'HIP'




우린 슬프지 않아도 춤을 춰!

홍성댄스크루 'HIP(구 지구와바다/로컬은콩밭 참여팀)'


 


어떻게 댄스 크루 이름이 ‘지구와바다’? 자칫 친환경 단체로 오해받을 수 있겠다 싶은 팀명의 비하인드는 이러했다. 처음 같이 춤을 추자고 마음을 모은 건 ‘한얼’과 ‘세아’였다. 그의 별칭인 ‘얼쓰’와 그녀의 영문 이름자 ‘SEA’를 따와 Earth&Sea, 즉 ‘지구와 바다’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 밝고 귀엽겠구나! 그것만으로도 이들을 취재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느꼈다. 밝은 사람이 뿜는 에너지는 설명이 거추장스러울 만큼 매력적이니 말이다. 더욱이 K-pop 고인물까지는 못 되어도 구정물 정도는 되는 필자에게 ‘춤을 위한 만남’이라는 모임의 명목은 빠른 내적 친밀감을 쌓아주었다.

‘이 인터뷰, 쉬울지도?’ 

검은 속내를 숨기고 이들이 연습을 위해 모인 홍성에 있는 연습실 ‘네임빌리지’로 향했다.

 

♪걔는 홀씨가 됐다고~


인터뷰일 기준 발매가 채 열흘이 지나지 않은 아이유 <홀씨> 안무 연습에 여념이 없는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라? 생각한 것보다 인원이 많았다. 예상하지 못한 풍경이었지만 역시나 ‘밝은 사람의 에너지’는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낯선 이의 방문도 반갑게 맞아주는 팀원들을 보면서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명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야무지게 숨겨두고 있으리라.

 

몇 번 더 합을 맞추고는 촬영에 들어갔다. SNS 계정에 올릴 숏폼을 만들기 위함이다. “성공하자!”, “알고리즘 타자!” 같은 장난 섞인 기합을 넣기도 한다.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이 어색한 듯 들뜨는 듯 여러 미묘한 감정들도 함께 전해졌다. 영상의 길이가 짧은 만큼 촬영을 마치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아직 저녁 식사를 하지 못했다던 그들은 바닥에 음식을 펼치고 도란도란 모여 앉았다. 그 사이에 마치 팀원인 것처럼 끼어 앉아 질문을 시작했다.

  

사진제공 - HIP



Q. 안녕하세요! ‘지구와바다’의 간략한 소개 먼저 부탁드려요!


한얼   네, 반갑습니다~ 먼저 말씀드릴 게 있는데요, 저희는 더 이상 지구와바다가 아닙니다! 아무래도 모임을 처음 만든 두 사람의 이름을 따왔던 만큼 멤버가 늘면서 팀명을 그대로 유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새로운 이름 ‘HIP(힙)’으로 불러주세요!

HIP은 이곳 홍성이라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댄스팀입니다. K-pop, 힙합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댄스 챌린지를 찍으면서 홍성의 다양한 장소를 담아내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안 그래도 생각보다 인원이 많다고 느꼈어요. 새로운 팀명 'HIP'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얼   (머뭇) 'Hongseong Idol Project'의 준말이에요. HIP이 먼저 정해졌고 의미는 후에 덧붙였어요. 다른 후보들도 있었지만 결국 이렇게 채택되었네요. 그렇지만 절.대. 풀네임으로 부르지는 말아주세요. 저희 사이에서도 금기입니다. (웃음)

인원은 총 7명이에요. 물론 창립 멤버인 저와 세아도 계속 같이하고 있고요. 촬영 참여는 완전히 자율이지만, 연습은 강하게 독려하고 있어요. 그래서 연습할 때는 거의 다 모이는 편이에요. 하필 오늘 인터뷰에 세아가 없는 게 조금 아쉽네요.

 

사진제공 - HIP(지구와바다)



Q. 지금의 팀원들은 어떻게 모인 건지 듣고 싶어요.

한얼   저희는 모두 청년단체 ‘홍성청년들잇슈’ 활동가들이에요. 처음에 저와 세아 팀을 꾸리고 활동을 이어가다 보니까 둘보다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집을 위해 포스터를 만들어 활동가들이 있는 단체채팅방에 올렸고, 그걸 보고 신청한 사람들이 모인 거예요. 물론 문은 언제나 또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활동을 위한 조건은 어떤 것도 없어요. 누구든 관심이 있다면 함께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팀이 되는 것이 저희의 지향점이기도 합니다.

손몽   제가 들어오면서 일단 중년까지 아우르기는 성공했습니다.

  

서로 격을 두지 않아서였을까? 손몽의 이야기를 듣기까지 그의 연배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나이란 어떤 특별함을 갖지도, 걸림돌이 될 이유가 되지도 못함을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Q. 어떠한 진입장벽도 만들지 않는 댄스팀이라니 팀 이름대로 힙하네요. HIP의 다른 목표들도 알려주세요!

한얼   일단 몸치 탈출이요! 선생님을 섭외해서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어요. 연습할 때 잠깐 보시면서 어느 정도 눈치 채셨겠지만 맨 앞에서 춤추신 분이 이곳 ‘네임빌리지’ 대표님이자 저희 춤 가르쳐주시는 Min.B 선생님이세요. 선생님 자랑도 해야 하는데 말이죠. 저희가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고 있으시거든요. 또 다른 목표는 홍성을 넘어서 음... 충남까지 뻗어나가고 싶어요! 꿈은 커야 하잖아요?

  

연신 민망해하는 한얼에 팀원들은 전국은, 세계는 어떠냐며 놀리듯 맞장구를 친다. 장난스럽고 가벼운 말들에도 팀원들의 팀을 향한, 그리고 서로를 향한 애정이 촘촘히 배어 있었다. 흔하지 않은 소중한 단란함이었다. 이들을 한데 모아준 홍성은 어떤 곳일까? 질문을 이어간다.

 

Q. 여러분은 어떻게 홍성으로 모이게 되었나요?

한얼 저희 7명 중 3명만 홍성 토박이에요. 저도 타지에서 나고 자랐고요. 처음 이곳으로 오게 되었던 건 대학생이 되면서였어요. 대학 생활을 여기에서 했고, 학교에서 창업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민주  저는 반대로 고등학생 때까지 홍성에서 쭉 지내다가 대학생이 되고 취업을 하면서 다른 곳에 자리 잡았었어요. 그러다 재택근무를 하게 됐는데 그렇게 되니까 굳이 그쪽에 있을 이유가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홍성으로 돌아왔습니다.

한얼 선생님 이야기가 진짜 특별해요. 한 번 해주세요!

Min.B  일단 저도 홍성 사람입니다! 원래 중국 무술을 전공했어요. 유학 중에 건강이 많이 안 좋아져서 계속 이어나갈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때 귀향을 하게 되었어요. 회복 차 쉬고 있었는데 역시 무료한 거예요. 이걸 어떻게 해결할까 하다가 문득 ‘발레를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발레학원을 다니게 되었는데, 선생님께서 저를 조금 지켜보시더니 한국무용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하시더라고요. 그 길로 한국무용으로 정착했어요. 이마저도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다가 부상을 크게 입어 더 이어나갈 수 없게 됐지만요. 네임빌리지를 설립하기까지의 비하인드이기도 합니다.

 

 

Q. 댄스 챌린지 영상에 홍성을 담아내려고도 한다고 하셨는데, 장소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한얼  제1원칙은 ‘우리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곳’이에요. 처음엔 홍성의 유명한 관광지나 12경을 담자고 이야기했었어요. 특히 12경은 한 달에 한 군데씩 방문해서 올해의 프로젝트로 진행하면 딱 좋겠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누구나 아는 관광지, 누구나 아는 12경을 한다고 생각하니 뻔하고 특색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모두 멋진 장소이고 그 나름의 의미도 있지만 지금은 우리만의 숨은 장소들을 꺼내 보여주는 걸 더 하고 싶어요. 팀원이 늘면서 다룰 수 있는 장소들이 많아지기도 했으니까요.

 

Q. ‘다른 곳은 몰라도 여긴 꼭 와봤으면 한다!’하는 장소를 한 군데 꼽는다면 어디일까요?

한얼  고민의 여지없이 바로 여기 ‘네임빌리지’입니다! 저희의 아지트이자 챌린지 영상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장소이기도 해요. 홍성에 연습실로 이만한 곳이 없어요. 대관료가 가장 합리적이기도 하고요. 아지트라면서 많이들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게 조금 웃기긴 하지만 아지트로 지켜지기 위해서는 네임빌리지가 잘 되어야 하기도 하거든요. 앞으로도 여기서 계속 연습하고 싶어요.

Min.B  별안간 홍보가 되었는데, 춤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찾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수준별 수업도 준비되어 있고, 무엇보다도 대도시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홍성에서도 댄서를 꿈꾸는 분들이 그 꿈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매니지먼트로서 돕고 싶어요.

  


Q. 이곳이 어떤 각별함을 갖는지 알 수 있는 답이었습니다. 그런 장소에 초대받을 수 있어 기쁘네요. 그렇다면 빼놓을 수 없는 질문인데요, 여러분의 최애 챌린지는 무엇인가요? 특별히 인터뷰 참여해 주시고 계신 모든 분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한얼  워낙 많은 곳을 돌아다녀서 고르기 어렵지만 초창기에 세아와 남당항에서 촬영한 챌린지를 꼽겠습니다. 해넘이가 유명한 곳이라 이를 잘 담아내는 것이 관건이었는데 원하는 것 이상으로 예쁘게 나와줬어요. 그것만으로 제 역할을 다해준 영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낙조라는 게 타이밍이 정말 중요하잖아요? 혹시라도 촬영하다가 해가 떨어질까봐 조마조마해하면서 쉬지 않고 재촬영, 또 재촬영 했던 게 말하니까 또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하네요.

 베리  토카토카 댄스 챌린지를 가장 좋아해요. 애니 덕후이다 보니 다른 챌린지보다 더욱 몰입해서 재미있게 참여했어요. 홍동 소재지의 농업학교에서 촬영했는데 장소도 제가 제안했어요. 제가 살고 있는 홍동이 다른 곳에 비해 청년 인구비가 높고 네트워크가 잘 되어 있어요. 그만큼 나이와 상관없이 서로 쉽게 동네 친구가 되는데요, 당시 졸업생 친구들이 학교에서 신입생을 모집한다고 해서 홍보를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강력하게 주장했었습니다. 3월 1일에 학교에서 파티도 여는데 당진, 용인 등 충남뿐만 아니라 이외의 지역에서도 많이들 찾아오세요. 시간 되시면 편하게 오세요!

민주  저는 작년 성탄절에 홍성군청 앞에서 찍은 첫눈 챌린지로 하겠습니다. 홍성에서 트리 보기가 귀한데 가장 큰 트리가 그곳에 있어요. 저희의 첫 야외촬영이기도 한데요, 그때가 화이트 크리스마스라 촬영하는 내내 눈이 왔어요. 상황이 잘 맞아떨어져서 더 특별했어요.

손몽  밝맑도서관 앞에서 찍은 Water 챌린지를 꼽도록 하겠습니다.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오늘을 제외하고 촬영에 참여한 유일한 챌린지라는 게 이유입니다. 베리가 농업학교와 함께 추천한 장소였는데, 홍성 주민들도 잘 모르는 곳이에요. 특히 맞은편의 갓골 빵집이 숨은 맛집이라고 하더라고요. 빵보다는 자체로 진행하는 플리마켓이 더 인기 있다고 하지만요. 더욱이 홍성의 숨은 장소를 소개해 보자는 취지와도 잘 맞아떨어진 곳이기도 했습니다.

Min.B  챌린지를 혼자서는 여러 번 촬영해 봤는데 HIP과 함께한 건 오늘이 처음이에요. 오늘의 홀씨 챌린지를 최애로 하겠습니다! 15년 차 유애나(아이유 팬덤명)이기도 하거든요.

사진출처 - HIP 인스타그램 캡쳐


 Q. 여러분의 음악취향도 궁금해지네요.

한얼  전공이 치어리딩이에요. 6년 동안 연습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에 남다른 애정이 있습니다.

베리  애니를 좋아해서 노래도 결국 J-pop을 더 듣게 되는 것 같아요. 나름 트렌드가 되어서 이제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말할 수 있어서 좋아요.

민주  K-pop을 많이 들어요. NCT를 좋아해요. 유닛을 가리지 않는 올팬입니다.

손몽  요즘 투어스라는 그룹이 눈에 띄더라고요. 노래도 잘 듣고 있습니다.

Min.B  밴드음악을 많이 듣고 있어요. 춤은 재즈댄스를 좋아합니다.

 

Q. 누구도 취향이 겹치지 않는 것도 재미있어요. 이런 HIP을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막간을 이용한 홍보를 하셔도 좋아요!

지금은 인스타그램(@hi_p__)에 업로드하고 있어요. 영상은 매주 수요일에 올리고 있습니다! 홍동천의 벚꽃을 담은 봄 챌린지도 기획하고 있으니 관심 많이 가져주세요. 팔로우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도 모르는 홍성의 멋진 장소들 추천 받고 있고요, 특히나 광고주분들! 연락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사진출처 - HIP 인스타그램 캡쳐

 


이로써 HIP과의 대화는 마무리되었다. 특별할 것 없는 질문에도 돌아오는 답에는 특별함이 묻어난다. 우리는 익히 ‘MZ세대’라는 말로 뭉뚱그려 묶여 있지만 그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각각의 꽤나 뚜렷한 고유함이 있다. 같은 시선으로 스스로를 돌아본다. 이들의 개성을 바로 볼 수 있었던 시선 또한 고유함이었으리라. 이 글을 읽을 누군가에게도 자신을 긍정할 수 있도록 하는 이들의 밝은 에너지가 잘 전달되었길 바란다.


HIP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h_ip__ 


editor   박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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