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가 잇는 충남] 청양을 건강하게 만드는 테라피스트들

 [이야기가 잇는 충남] 청양을 건강하게 만드는 테라피스트들 

  <따봉집> 노란초, 신동진 대표 인터뷰


ⓒ충남사회혁신센터 / 사진설명 : 따봉집 신동진(왼쪽), 노란초(오른쪽) 대표

 


노란초 씨와 신동진씨 이 두 사람은 부부다. 조직 컨설팅을 꾸준히 해온 란초씨는 산업의 트렌드를 읽고, 아이디어를 낸다. 운동을 좋아하고 그것을 업으로 삼은 동진씨는 사람들에게 직접 마사지나 운동요법과 같은 테라피를 적용한다. 두 사람은 테라피 프로그램을 진행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테라피를 경험할 수 있도록 ‘온비움’이라는 브랜드명으로 한국전통을 결합시킨 바스 티(티백형 입욕제)를 만들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기업의 이름은 따봉집. 강렬하고 유쾌한 이 이름에 담긴 이야기가 궁금했다.







테라피 사업의 최적의 장소, 따봉집으로 돌아오다.



Q. 조직 소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참 재미있었어요. ‘청양 유일의 치킨집이었던 따봉치킨 아들이 다시 돌아왔다!’라는 첫 문장이요.

신동진   청양 장평면이 제 고향이거든요. 청양 안에서도 아주 작은 동네예요. 그곳에서 어머니가 30년 넘도록 따봉치킨이라는 식당을 하셨어요. 지금, 치킨은 메뉴에 없지만, 일반식당으로 여전히 운영 중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동네에서는 저를 ‘따봉집 아들’로 불러요. 사업을 시작한다면 제 고향을 기반으로 하고 싶었어요. ‘따봉’이라는 게 제게 상징적인 의미가 크죠. 그래서 회사이름도 따봉집으로 정했어요. 최적의 장소이지 않나 해요. 스토리, 백그라운드도 너무 좋고요.

노란초   테라피 브랜드 이름은 따로 있어요. 온비움이라고 지었어요. ‘비움을 온하다’는 뜻도 되고 ‘온전히 비우다’라는 뜻도 돼요. 따봉집이 있고 그 밑에 이 온비움이라는 브랜드가 있는 거예요.

 


Q. 따봉집에서 온비움까지 이름들에 깊은 뜻이 담겨있네요. 왜 청양에서 테라피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노란초   요양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어서 얼마 전부터 물리치료나 운동요법 같은 테라피 이슈가 활발해졌어요. 노년층의 인구가 늘어날수록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고령화 문제를 빠르게 파악한 일본 같은 국가는 이미 이쪽 분야의 논의와 사업이 활발해요. 인구 구조상 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거기다 충남이 이 친구(신동진)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전국에서 온천이 가장 많은 지역이에요. 테라피 사업을 하기 좋은 지역이라고 생각했어요. 또 청양이 전국에서 가장 고령화 정도가 높은 지역이라는 통계가 있어요. 인구 소멸지역이기도 하고, 지역 크기에 비해 요양원이 많은 동네 중 하나이기도 해요. 그래서 요양원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면서 테스트베드로 쓰기도 좋고요. 노령화 인구 관련 지방 소멸 기금 등이 이미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청양군에서도 반응이 좋아요. 이런 여러 지역적인 특징과 이 친구(신동진)의 거점이기도 한 장점이 있으니까 저희에게 기회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Q. 설명하시면서 계속 조물조물 마사지하는듯한 손 모양을 하시던데, 마사지를 하는 건가요? 사업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노란초   이따가 받아보실래요? 어깨랑 목만 한번 받아 보세요. (웃음)

신동진   실질적으로 산업 동향과 트렌드를 읽는 건 노란초 팀장님이 하시지만, 물리적으로 테라피를 실행하는 건 지금 제가 맡고 있어요. 첫 단계는 마사지가 맞습니다. 마사지를 통해서 치료물질을 생성하고 혈액순환을 도와서 먼저 근육을 이완시키고 몸을 회복한 다음 운동요법으로, 그렇게 재활의 단계를 높여가는 거예요. 그 모든 과정을 저희는 테라피라고 말하고요. 

지금은 사업 초기 단계이다 보니 봉사 위주로 활동하고 있어요.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을 불러 모아 행사한 적도 있고요. 어르신뿐만 아니라 암 환자 등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준비도 거의 끝났어요. 프로그램 구체화 작업과 대상자에 따른 진행방식 정도만 다듬으면 되는 상태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노란초   집에서도 스스로 테라피할 수 있도록 입욕제 같은 제품도 만들고 있어요. 인건비에 관한 이슈도 있고 프로그램마다 전문 테라피스트들을 섭외하는 것도 만만치는 않을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좋은 분들과 잘 연결돼서 제품개발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금 상표권 등록과 패키지 제작 등을 진행하고 있어요.

 




기업을 잘 운영하면 저절로 사회에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Q. 2023년 9월에 개업하셨는데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게 놀라워요. 이전부터 많은 준비를 하신 것 같고요.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노란초   저는 원래 조직 컨설팅을 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산업동향을 읽는 데 익숙하죠. 그리고 여가 때는 보통 테라피를 받으면서 몸을 관리해왔었어요. 그런데 이 친구(신동진)는 이전에는 그 테라피를 이해를 못 했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가 복싱이라든지 주짓수라든지 운동을 엄청 좋아해요. 맨날 다쳐서 와요. 긁히고 멍들고 염좌 생기고 금이 가기도 하고요. 그때 제가 추천한 테라피를 경험하게 되는 일이 생겼고 비로소 효과가 있다는 걸 몸으로 느낀 거죠. 점차 관심 가지게 되면서 관련 분야를 배우기도 하고요.

신동진   저는 해외영업을 해왔어요. 비즈니스를 크게 키우는 일을 하다 보니 해외 거래처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한국 전통이 담긴 선물을 할 때가 많았어요. 노란초 팀장님이 바스 용품을 좋아하니까 그런 것들을 선물하기도 하고요. 선물 받으신 분들이 좋아하더라고요. 또 잠깐 체육관도 운영했었어요. 코로나 여파로 안 좋게 끝이 났지만요. 정말 거짓 없이 오픈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아무튼 체육관을 할 정도로 운동을 좋아해요. 이런 경험들이 한국 전통을 접목시킨 바스 용품을 개발하는 지금에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충남사회혁신센터 / 사진설명 : 따봉집 신동진 대표



Q. 따봉집이 가진 가치와 목적은 무엇인가요?

노란초 작년에 충남사회혁신센터 지원사업에 참여했는데, 지원단체 지원서 중에 따봉집만 매출목표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웃음) 저는 돈 버는 게 중요한 사람이라서 이 사업을 돈이 될 것 같아서 하거든요. 지역을 위해서 이 일을 하지는 않아요. 돈이 되면 일자리가 생길 거고, 일자리가 생기면 자연스레 청양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거라는 생각으로 이 일을 해요. 그래서 작년에는 천만 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거, 그게 우리의 목표였어요. 4개월간 천만 원 매출을 낸다는 건 뭘 하나 해내겠다는 뜻이잖아요. 그 목표는 달성됐어요. 올해로 넘어왔으니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야죠.

  

Q. 중요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사회적 목표도 뚜렷해야 하지만, 사업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수익모델과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똑같이 중요하죠.

노란초 네. 기업이니까요. 기업을 잘 운영하면 사회적 목표 역시 선명해진다고 생각해요. ‘좋은 기업’의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기업의 뜻은 사람들이 그 안에서 일할 때 자기가 효용성을 가지고 돈을 버는 거예요. 저는 그게 기업이 인간에게 기여하는 사회적 가치라고 여겨요. 협업하면서 오가는 돈이 신뢰가 되기도 해요. 돈을 제때에 약속한 만큼 지급할 수 있어야 그 사람들이랑 계속 같이 일할 수 있더라고요. 그게 힘이에요.

 




나를 돌보고 싶을 때는 '충남'으로 오세요.



Q. 아까 마을회관에서 진행한 프로그램 이야기를 잠깐 해주셨는데요. 어떠셨나요?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요? 

노란초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하루라도 통증 없는 하루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걸 보니 뿌듯하고 이게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동진 마을 어르신 분들이 오셨는데, 저나 어르신들이나 서로 다 아는 사이죠. 프로그램 들으시면서 더 자주 오라고 그러시기에 그럼 돈을 달라고 말했어요.(웃음) 참가자들에게는 무료로 진행한 프로그램이었거든요. 마사지를 받고 운동을 진행하니까 몸의 달라짐을 바로 느끼시고 개운해하시더라고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실제로 효용을 느끼신 거죠. 어르신들 대상으로 마을회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많이 느꼈어요. 청양군을 시작으로 다른 지역들과도 연계가 잘 됐으면 좋겠더라고요.



Q. 이렇게 일을 해나간다면 이 지역이 어떻게 변할 거라고 생각하세요? 머릿속으로 그리는 그림이 있나요?

신동진 테라피를 배우고 또 적용하면서 느낀 게 접촉이 정말 중요하다는 거예요. 물리적으로 몸과 몸이 닿는 접촉뿐만 아니라 어떤, 보살핌이라는 개념이죠. 테라피를 진행할 때 어르신 댁에 방문을 하기도 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제가 1차 주치의가 되어서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거예요. 네트워킹도 해드리고, 건강도 챙겨드리는. 노인이 증가하는 건 막을 수 없지만, 건강하게 노인들이 살 수 있는 도시가 되지 않을까 하죠.

노란초 헬스케어나 웰니스… 다양한 키워드가 있죠. 그런데 저는 충남의 키워드 하나를 뽑자면, 자기 돌봄으로 하고 싶어요. 바다를 즐기려면 부산에 가면 되고, 산을 타려면 강원도를 가면 되죠? ‘나를 돌보고 싶을 때는 충남으로 오세요.’라고 말하는 거예요. 왜냐면 충남이 복잡한 동네가 아니거든요. 다른 도시들처럼 에너제틱하고 놀기 좋은 동네는 아니지만, 참 평화로운 곳이거든요. 충남은 충남처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충남사회혁신센터 / 사진설명 : 따봉집 노란초 대표




신동진 충남이 어떤 곳이냐 하면, 태안에서 페스티벌을 한 적이 있는데, 아주 유명한 트로트 가수가 와도 분위기를 못 띄우더라고요. (웃음)

노란초 여기는 젊은이든 어르신이든 나 자신을 돌보고, 쉴 수 있는 곳인 거예요. 사람들이 충남에 기대하는 건 두세 시간 정도 차 타고 와서 쉴 수 있는 곳을 제공하는 거예요. 충남이 한반도의 딱 중간이잖아요. 수도권이든 울산이든 어디에서 와도 피로하지 않은 지리적, 거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기도 해요. 이런 장점을 살려서 충남이 사람들에게 힐링의 공간으로 얼굴을 만들고 자리매김하면 좋겠어요.

 




청양을 ‘고령자의 지역’에서 ‘고령자도 일하면서 잘 사는 웰니스 공간’으로 가꾸어 나가려 한다는 두 사람의 포부가 당찼다. 고향이라는 익숙한 공간이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청양과 충남을 바라보며 이 지역을 ‘자기 돌봄’의 도시로 만들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고령화’, ‘인구 소멸’ 따위의 단어들에 지지 않고 그곳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이들의 정열이. 두 사람의 손으로 직접 만지고 빚어나갈 청양의 모습이, 충남의 미래가 기대된다.






editor 김진리

photographer 엄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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