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잇는 충남]
충남에서 예술가로 산다는 건?
아이소메트릭 우리동네 | 시골야작 | 모산 아노락 클럽 | 주물주물동아리
지역에서 작업하는 예술가들에게는 그곳에서 나고 자라는 넉넉하고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지나치는 사람과 서 있는 건물같이 소소한 모든 것이 그들의 영감의 원천이 된다. 이들은 지역 주민이라는 정체성을 띄고 여러 기법으로 다채롭고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 와주었으면 한다며 함께 재미있는 일을 벌여보자고 초대하고 있다.

아이소메트릭 우리동네 - 김재섭
-‘나’ 혹은 팀을 어떻게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부여에서 청년들과 모임을 열어 3D모델링 프로그램을 배우고 가르치는 프로젝트를 합니다. 혼자 공부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획한 모임이었어요. 원래는 게임개발사에 입사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한 거지만, 이 모임을 경험 삼아 시각을 넓혀 더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지역에서 작업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부여가 고향입니다. 무언가를 찾아 이곳에 온 게 아니라 갈 곳이 없어서 돌아왔다고 할 수 있겠네요. 오히려 서울에 가기 위해 3D 모델링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 ‘왜 꼭 서울에서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건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든 작업할 수 있거든요. 해마다 열리는 지역 축제에서 외부인의 시선으로 본 백제에 관한 콘텐츠만 있는 게 안타까웠어요. 이곳에 사는 사람으로서 제가 보는 부여의 모습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이곳 사람들의 역사가 살아있는 콘텐츠를 만들려고 해요. 지금 부여에서는 백제 유적 발굴을 위해 건물들이 철거되고 있어요. 수십 년 서 있던 집이며 가게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발굴을 위해서겠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그 공간은 더는 주민이 애정을 갖고 살아가던 공간은 아니게 될 거예요. 사라지는 것들을 제 시선과 기술로 남기고 싶어요. 모델링을 통해 문화재와 우리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함께 엮어내 익숙한 공간이 새롭게 보이고, 한편으로는 여행하는 느낌도 주고 싶어요.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제가 자라온 부여의 환경이 작업의 배경이 됩니다. 동네 건물들이 통째로 사라지고 잔디밭이나 주차장이 되어버리는 걸 어릴 때부터 자주 봐왔어요. 단순한 건물뿐만 아니라 사람의 손때 묻은 가구들같이, 사람냄새가 들어차 있을 때 공간은 비로소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해요.
-지역이어서 좋은 점이 있나요?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솔직하게 말하면 ‘지역이어서’ 좋은 점이나 어려운 점을 찾기는 어려워요. 다만 고향이 부여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쭉 살아온 사람만이 아는 걸 볼 수 있죠. 그렇게 발견한 가치와 제가 만든 콘텐츠가 제가 사는 곳의 좋은 점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지방에서도 더욱 많은 길이 열릴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준비 중인 콘텐츠를 완성해서 작은 시연회를 여는 게 올해의 목표예요. 백제의 역사뿐만 아니라 그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동네도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생각해보니 이게 부여의 장점이겠네요. 재개발을 위한 철거가 아니라 역사를 찾기 위한 철거이기에 현재를 기록하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기록해야 수백 년 전의 역사도 우리 삶의 연장선으로 생각할 수 있을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수입이 되는 통로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야 계속 여기서 살죠.

시골야작 - 김한나
-‘나’ 혹은 팀을 어떻게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밤에 예술하는 시골야작의 대표 김한나입니다. 저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낮에는 노동자, 밤에는 예술가를 꿈꾸는 욕심쟁이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지역에 재미난 것이 없다면 스스로 재미난 것을 만들기 위해 뭉쳐보자는 게 저희의 모토예요. 한국화, 패션, 조형예술, 건축, 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청년 예술가들이 모여 있어요. 작가 활동도 하지만 힘이 들 때나 그만두고 쉬고 싶을 때 서로 격려와 응원을 나누는 커뮤니티이기도 하죠.
-지역에서 작업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간단해요. 직장도 집도 보령에 있기 때문이죠. 마땅한 작업실도 없어서 방 한 칸이 작업실이 되기도 하고 베란다 한구석이 작업실이 되기도 합니다. 특별한 점은 우리 크루 구성원들은 모두 보령에서 연결된 관계들이에요. 보령에서 태어났거나 일하러 왔거나 이주해왔거나 혹은 보령에 친구가 있는 사람들이에요.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저희는 일상을 중심으로 영감을 얻어요. 각자의 이야기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해요. 저는 패션을 전공했거든요. 디자인적 요소가 강하고 옷은 입어야 하는 것이니까 실용적인 측면도 생각해요. 그렇지만 회화를 전공한 다른 작가의 작품을 보면 시선이 또 다르거든요. 같은 보령에 사는 데도요. 그렇게 모여서 서로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표현하는 게 재미있어요.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저는 아이들이 있으니까 산, 바다, 공원이나 놀이터를 아이들과 자주 다녀요. 최근 강렬하게 영감을 얻었던 곳은 도미부인 사당이었어요. 엄마가 되어 아이들을 키운다는 게 제 삶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기에 새로웠어요. 하지만 저는 저예요. 어느 것에도 영향받지 않으면서 저 자신을 지키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도미부인이 자신이 지키고 싶은 걸 지키고 끝내 도미와 떠나는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눈을 잃은 도미와 도미부인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상상하는 게요. 이렇게 지역에서 보고 느낀 걸 저는 표현해요. 그건 우리 앞마당 길고양이일 수도 있죠.
-지역이어서 좋은 점이 있나요?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산과 바다, 계곡 같은, 자연이 주는 장점이 있고, 또 하나는 마을 어르신이에요. 젊은 친구들이 마을 미술관에 모여서 밤새 뭔가 한다고 하니 관심도 가져주시고 홍보도 많이 해주셨어요. 그런 정이 참 따뜻했어요. 하지만 어려운 점도 있죠. 지역에 인프라가 많지 않아요. 전시나 공연이 많았다면 견문을 넓힐 수 있을 텐데 문화시설도 없고 바쁘다 보니 그런 점이 아쉽죠.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시골야작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어요.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그래서 시골야작이 야작만 하는 게 아니라 낮에도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될 수 있길 바라요.

모산 아노락 클럽 - 이윤미
-‘나’ 혹은 팀을 어떻게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모산 아노락 클럽은 보령의 석재문화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상점입니다. 저희가 처음 만난 곳이 모산조형미술관이어서 거기서 ‘모산’을 따왔고요. 아노락은 ‘아트로 노는 돌(락)’이라는 뜻이에요. 상점에서는 돌을 활용한 마그넷과 디지털드로잉으로 굿즈를 만들어 팔아요.
-지역에서 작업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보령은 비석과 벼루를 만드는 오석과 청석으로 유명한데, 사람들은 대천해수욕장에서 놀다만 가는 점이 아쉬웠어요. 사람들이 보령의 내륙에도 놀러 와서 ‘돌이 유명한 곳이구나, 남포오석, 남포벼루가 여기구나!’하고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모산조형미술관, 개화예술공원과 제휴를 맺어 만든 조각작품으로 굿즈를 만들어서 판매해요. 지역 조형예술의 우수한 가치를 알리기 위해서요. 돌을 활용해 마그넷, 반려돌, 오브제 등의 공예 작품을 팔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청년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어요. 문화예술을 주제로 소통해요. 지원이 없어 힘들긴 해도 만나는 것이 즐거워서 계속 이어가고 있어요.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조각작품을 보고 얻어요. 개화예술공원에는 1500여점이 넘는 작품이 있다는데 아직 다 둘러보지도 못했네요.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면서 굿즈를 만들고 있어요. 그리고 돌로 이미 너무 유명한 제주의 현무암 브랜딩 스토리를 많이 참고하고 있어요. 돌을 보면서 영감을 얻는다고 할 수 있죠!
-지역이어서 좋은 점이 있나요?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자연과 어우러진 돌 작품을 보며 산책하면서 영감을 받을 수 있어요. 저희 상품이 자연을 모티브로 한 자연색이라는 점을 보면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아요. 힘든 점은 상품화가 너무 어려운 거요. 시작은 했는데, 어떻게 팔아야 할지가 어렵네요. 그 부분을 도와줄 수 있는 지원이 있다면 좋을 텐데, 찾기 어렵네요.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지금처럼 돌을 예쁘게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에요. 보령에는 돌을 작품으로 만들고 팔며 형성된 서사가 있어요. 모산 아노락은 그 서사를 이어가고 싶어요. 고민을 더 해야겠지만, 많이많이 판매하고 싶어요! 해외까지도요! 그리고 ‘살롱다트’라는 이름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는데 매달 한 번씩 만나 문화예술 콘텐츠로 소통하는 청년 모임이에요. 이 모임에도 더 많은 사람이 모여 만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주물주물동아리 - 최하나
-‘나’ 혹은 팀을 어떻게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금속을 녹여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내는 주물기법과 조형작업에 관한 연구, 작품 제작을 하며 다양한 전시로 내보이고 있어요. 지금은 부여군 규암공예마을 123사비창작센터 입주자로 활동 중입니다. 부여에서 작업을 시작하며 부여군의 다양한 모습에서 영감을 얻고 작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작업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부여에 소재한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 다니며 부여와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전통미술공예를 전공한 3명의 친구들과 함께 꾸준히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찾다가 부여에 정착했어요. 그래서 부여는 작업을 처음 시작한 공간이기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했던 추억이 있는 익숙한 공간이기도 해요. 또 전통기법으로 작업하는 특성상 풍부한 문화유산이 많은 부여는 공간 자체가 작업의 영감이 되기도 합니다.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주물기법을 통한 조형작품을 제작해요. 완성된 작품은 금속이지만 원형은 점토, 밀랍, 왁스, 석고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죠.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한 물성의 재료로 원형을 만들고, 단단한 금속으로 새로운 모습을 만드는 거예요. 딱딱하고 차가워 보이는 금속이라는 재료에 부드럽고 따듯한 감정을 넣은 작품을 제작하고자 합니다.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처음엔 산이나 절에서 발견되는 돌탑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을 시작했어요. 이후에는 빈 터에 남겨진 탑들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어요. 차곡차곡 쌓인 누군가의 소원, 남겨진 탑이 지켜보았을 사람들, 기도, 기억… 부여에 온 뒤에는 현존하는 많은 문화유산에서 영감을 얻어요. 또 주조하는 행위 자체에서 영감을 얻기도 해요. 주물기법의 과정은 계속되는 반복으로 켜켜이 쌓이는 우리 삶과 닮아있어요. 반복적인 삶에서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것처럼 주조작업도 제게는 반복 속에서 작품을 찾아내는 여정이거든요.
-지역이어서 좋은 점이 있나요?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풍부한 자연, 다양한 문화유산 등 부여만이 가진 모습이 작품에 좋은 영향을 줘요. 하지만 대중교통이 적고, 접근성이 떨어져서 전시를 위해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어요. 부여에서 전시를 하게 되면 손님들이 방문하시는 데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요.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가 적어지니 경쟁할 필요가 없어 스트레스가 줄기도 하지만 새로운 방향의 모색이 떨어질 때도 있다고 생각돼요.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접근성이 어렵다는 지역의 단점을 상쇄하기 위해 외부 전시를 많이 진행하려고 해요. 매년 참가하는 페어의 수를 늘리고 저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곳을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그래서 저 뿐만 아니라 부여와 규암공예마을이 많이 소개되고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또 다양한 부여의 작업자들이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부여 소재 대학을 졸업한 많은 예비 작가들이 있는 만큼 제 활동이 앞으로 그들에게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잇는 충남]
충남에서 예술가로 산다는 건?
아이소메트릭 우리동네 | 시골야작 | 모산 아노락 클럽 | 주물주물동아리
지역에서 작업하는 예술가들에게는 그곳에서 나고 자라는 넉넉하고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지나치는 사람과 서 있는 건물같이 소소한 모든 것이 그들의 영감의 원천이 된다. 이들은 지역 주민이라는 정체성을 띄고 여러 기법으로 다채롭고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 와주었으면 한다며 함께 재미있는 일을 벌여보자고 초대하고 있다.
아이소메트릭 우리동네 - 김재섭
-‘나’ 혹은 팀을 어떻게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부여에서 청년들과 모임을 열어 3D모델링 프로그램을 배우고 가르치는 프로젝트를 합니다. 혼자 공부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획한 모임이었어요. 원래는 게임개발사에 입사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한 거지만, 이 모임을 경험 삼아 시각을 넓혀 더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지역에서 작업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부여가 고향입니다. 무언가를 찾아 이곳에 온 게 아니라 갈 곳이 없어서 돌아왔다고 할 수 있겠네요. 오히려 서울에 가기 위해 3D 모델링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 ‘왜 꼭 서울에서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건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든 작업할 수 있거든요. 해마다 열리는 지역 축제에서 외부인의 시선으로 본 백제에 관한 콘텐츠만 있는 게 안타까웠어요. 이곳에 사는 사람으로서 제가 보는 부여의 모습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이곳 사람들의 역사가 살아있는 콘텐츠를 만들려고 해요. 지금 부여에서는 백제 유적 발굴을 위해 건물들이 철거되고 있어요. 수십 년 서 있던 집이며 가게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발굴을 위해서겠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그 공간은 더는 주민이 애정을 갖고 살아가던 공간은 아니게 될 거예요. 사라지는 것들을 제 시선과 기술로 남기고 싶어요. 모델링을 통해 문화재와 우리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함께 엮어내 익숙한 공간이 새롭게 보이고, 한편으로는 여행하는 느낌도 주고 싶어요.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제가 자라온 부여의 환경이 작업의 배경이 됩니다. 동네 건물들이 통째로 사라지고 잔디밭이나 주차장이 되어버리는 걸 어릴 때부터 자주 봐왔어요. 단순한 건물뿐만 아니라 사람의 손때 묻은 가구들같이, 사람냄새가 들어차 있을 때 공간은 비로소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해요.
-지역이어서 좋은 점이 있나요?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솔직하게 말하면 ‘지역이어서’ 좋은 점이나 어려운 점을 찾기는 어려워요. 다만 고향이 부여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쭉 살아온 사람만이 아는 걸 볼 수 있죠. 그렇게 발견한 가치와 제가 만든 콘텐츠가 제가 사는 곳의 좋은 점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지방에서도 더욱 많은 길이 열릴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준비 중인 콘텐츠를 완성해서 작은 시연회를 여는 게 올해의 목표예요. 백제의 역사뿐만 아니라 그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동네도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생각해보니 이게 부여의 장점이겠네요. 재개발을 위한 철거가 아니라 역사를 찾기 위한 철거이기에 현재를 기록하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기록해야 수백 년 전의 역사도 우리 삶의 연장선으로 생각할 수 있을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수입이 되는 통로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야 계속 여기서 살죠.
시골야작 - 김한나
-‘나’ 혹은 팀을 어떻게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밤에 예술하는 시골야작의 대표 김한나입니다. 저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낮에는 노동자, 밤에는 예술가를 꿈꾸는 욕심쟁이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지역에 재미난 것이 없다면 스스로 재미난 것을 만들기 위해 뭉쳐보자는 게 저희의 모토예요. 한국화, 패션, 조형예술, 건축, 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청년 예술가들이 모여 있어요. 작가 활동도 하지만 힘이 들 때나 그만두고 쉬고 싶을 때 서로 격려와 응원을 나누는 커뮤니티이기도 하죠.
-지역에서 작업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간단해요. 직장도 집도 보령에 있기 때문이죠. 마땅한 작업실도 없어서 방 한 칸이 작업실이 되기도 하고 베란다 한구석이 작업실이 되기도 합니다. 특별한 점은 우리 크루 구성원들은 모두 보령에서 연결된 관계들이에요. 보령에서 태어났거나 일하러 왔거나 이주해왔거나 혹은 보령에 친구가 있는 사람들이에요.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저희는 일상을 중심으로 영감을 얻어요. 각자의 이야기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해요. 저는 패션을 전공했거든요. 디자인적 요소가 강하고 옷은 입어야 하는 것이니까 실용적인 측면도 생각해요. 그렇지만 회화를 전공한 다른 작가의 작품을 보면 시선이 또 다르거든요. 같은 보령에 사는 데도요. 그렇게 모여서 서로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표현하는 게 재미있어요.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저는 아이들이 있으니까 산, 바다, 공원이나 놀이터를 아이들과 자주 다녀요. 최근 강렬하게 영감을 얻었던 곳은 도미부인 사당이었어요. 엄마가 되어 아이들을 키운다는 게 제 삶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기에 새로웠어요. 하지만 저는 저예요. 어느 것에도 영향받지 않으면서 저 자신을 지키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도미부인이 자신이 지키고 싶은 걸 지키고 끝내 도미와 떠나는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눈을 잃은 도미와 도미부인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상상하는 게요. 이렇게 지역에서 보고 느낀 걸 저는 표현해요. 그건 우리 앞마당 길고양이일 수도 있죠.
-지역이어서 좋은 점이 있나요?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산과 바다, 계곡 같은, 자연이 주는 장점이 있고, 또 하나는 마을 어르신이에요. 젊은 친구들이 마을 미술관에 모여서 밤새 뭔가 한다고 하니 관심도 가져주시고 홍보도 많이 해주셨어요. 그런 정이 참 따뜻했어요. 하지만 어려운 점도 있죠. 지역에 인프라가 많지 않아요. 전시나 공연이 많았다면 견문을 넓힐 수 있을 텐데 문화시설도 없고 바쁘다 보니 그런 점이 아쉽죠.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시골야작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어요.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그래서 시골야작이 야작만 하는 게 아니라 낮에도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될 수 있길 바라요.
모산 아노락 클럽 - 이윤미
-‘나’ 혹은 팀을 어떻게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모산 아노락 클럽은 보령의 석재문화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상점입니다. 저희가 처음 만난 곳이 모산조형미술관이어서 거기서 ‘모산’을 따왔고요. 아노락은 ‘아트로 노는 돌(락)’이라는 뜻이에요. 상점에서는 돌을 활용한 마그넷과 디지털드로잉으로 굿즈를 만들어 팔아요.
-지역에서 작업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보령은 비석과 벼루를 만드는 오석과 청석으로 유명한데, 사람들은 대천해수욕장에서 놀다만 가는 점이 아쉬웠어요. 사람들이 보령의 내륙에도 놀러 와서 ‘돌이 유명한 곳이구나, 남포오석, 남포벼루가 여기구나!’하고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모산조형미술관, 개화예술공원과 제휴를 맺어 만든 조각작품으로 굿즈를 만들어서 판매해요. 지역 조형예술의 우수한 가치를 알리기 위해서요. 돌을 활용해 마그넷, 반려돌, 오브제 등의 공예 작품을 팔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청년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어요. 문화예술을 주제로 소통해요. 지원이 없어 힘들긴 해도 만나는 것이 즐거워서 계속 이어가고 있어요.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조각작품을 보고 얻어요. 개화예술공원에는 1500여점이 넘는 작품이 있다는데 아직 다 둘러보지도 못했네요.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면서 굿즈를 만들고 있어요. 그리고 돌로 이미 너무 유명한 제주의 현무암 브랜딩 스토리를 많이 참고하고 있어요. 돌을 보면서 영감을 얻는다고 할 수 있죠!
-지역이어서 좋은 점이 있나요?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자연과 어우러진 돌 작품을 보며 산책하면서 영감을 받을 수 있어요. 저희 상품이 자연을 모티브로 한 자연색이라는 점을 보면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아요. 힘든 점은 상품화가 너무 어려운 거요. 시작은 했는데, 어떻게 팔아야 할지가 어렵네요. 그 부분을 도와줄 수 있는 지원이 있다면 좋을 텐데, 찾기 어렵네요.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지금처럼 돌을 예쁘게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에요. 보령에는 돌을 작품으로 만들고 팔며 형성된 서사가 있어요. 모산 아노락은 그 서사를 이어가고 싶어요. 고민을 더 해야겠지만, 많이많이 판매하고 싶어요! 해외까지도요! 그리고 ‘살롱다트’라는 이름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는데 매달 한 번씩 만나 문화예술 콘텐츠로 소통하는 청년 모임이에요. 이 모임에도 더 많은 사람이 모여 만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주물주물동아리 - 최하나
-‘나’ 혹은 팀을 어떻게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금속을 녹여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내는 주물기법과 조형작업에 관한 연구, 작품 제작을 하며 다양한 전시로 내보이고 있어요. 지금은 부여군 규암공예마을 123사비창작센터 입주자로 활동 중입니다. 부여에서 작업을 시작하며 부여군의 다양한 모습에서 영감을 얻고 작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작업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부여에 소재한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 다니며 부여와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전통미술공예를 전공한 3명의 친구들과 함께 꾸준히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찾다가 부여에 정착했어요. 그래서 부여는 작업을 처음 시작한 공간이기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했던 추억이 있는 익숙한 공간이기도 해요. 또 전통기법으로 작업하는 특성상 풍부한 문화유산이 많은 부여는 공간 자체가 작업의 영감이 되기도 합니다.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주물기법을 통한 조형작품을 제작해요. 완성된 작품은 금속이지만 원형은 점토, 밀랍, 왁스, 석고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죠.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한 물성의 재료로 원형을 만들고, 단단한 금속으로 새로운 모습을 만드는 거예요. 딱딱하고 차가워 보이는 금속이라는 재료에 부드럽고 따듯한 감정을 넣은 작품을 제작하고자 합니다.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처음엔 산이나 절에서 발견되는 돌탑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을 시작했어요. 이후에는 빈 터에 남겨진 탑들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어요. 차곡차곡 쌓인 누군가의 소원, 남겨진 탑이 지켜보았을 사람들, 기도, 기억… 부여에 온 뒤에는 현존하는 많은 문화유산에서 영감을 얻어요. 또 주조하는 행위 자체에서 영감을 얻기도 해요. 주물기법의 과정은 계속되는 반복으로 켜켜이 쌓이는 우리 삶과 닮아있어요. 반복적인 삶에서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것처럼 주조작업도 제게는 반복 속에서 작품을 찾아내는 여정이거든요.
-지역이어서 좋은 점이 있나요?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풍부한 자연, 다양한 문화유산 등 부여만이 가진 모습이 작품에 좋은 영향을 줘요. 하지만 대중교통이 적고, 접근성이 떨어져서 전시를 위해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어요. 부여에서 전시를 하게 되면 손님들이 방문하시는 데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요.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가 적어지니 경쟁할 필요가 없어 스트레스가 줄기도 하지만 새로운 방향의 모색이 떨어질 때도 있다고 생각돼요.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접근성이 어렵다는 지역의 단점을 상쇄하기 위해 외부 전시를 많이 진행하려고 해요. 매년 참가하는 페어의 수를 늘리고 저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곳을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그래서 저 뿐만 아니라 부여와 규암공예마을이 많이 소개되고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또 다양한 부여의 작업자들이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부여 소재 대학을 졸업한 많은 예비 작가들이 있는 만큼 제 활동이 앞으로 그들에게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