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가 잇는 충남] 충남에서 여행기획자로 산다는 건


[이야기가 잇는 충남]

충남에서 여행기획자로 산다는 건

최윤상 (오락발전소 대표 / 충남 태안 청년마을)


놀이는 우리를 즐겁게 한다. 한편으로는 걱정하게 한다. 언제부턴가 놀이에는 불안이 끼어들었다. 이렇게 놀아도 될까,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마냥 즐거운 놀이는 아이 때나 가능한 것일까. 이제 순수한 놀이는 불가능할까. 아니다. 언제나 순수한 놀이의 순간으로 우리를 데려가는 것들이 있다. 예술과 여행이다. 충남 태안의 대자연을 바탕으로 청년 예술가들을 모으고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노는 일을 가르치고자 하는 집단 오락발전소를 만나보자.

 



오락발전소란? / 온전한 삶을 위한 다섯가지 즐거움 / 오락발전소

 

인간이 온전한 삶을 살아가려면 눈, 입, 귀, 몸이 즐거워야 하고, 마음이 편안해야 합니다. 오락발전소는 이 다섯 가지를 문화예술과 함께 발전시키는 곳입니다. 지역 활성화를 위한 문화예술 창작환경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실험하고 성찰하는 그룹이죠. 앞으로 열릴 새로운 시대에 예술 본연의 가치와 비전을 제시하고, 지역사회와 아름다운 소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예술의 분야를 떠나서, 세대를 떠나서, 청년예술가들이 모여 살 수 있는 예술적 로컬 창작환경을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예술을 통해 지역 소멸을 막고 지역을 널리 알리며 세계인을 모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도시, 농촌, 해외를 연결해 융복합예술 창작 활동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오락발전소의 시작은? / 미래의 극장은 대자연이 될 거예요 / 태안

 

오락발전소는 21년간 서울에서 문화예술사업을 진행한 ‘블러섬랜드 엔터테이먼트’가 충남 태안에 설립한 문화예술기업입니다. 저는 지역이 소멸하고 사회적 질병에 시달릴 것을 예상하고 2017년부터 로컬 예술 창작환경에 관심을 두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미래의 극장은 대자연이라는 생각으로 자연이 보존되어 있는 지역을 찾게 되었어요. 그 중 충남 태안의 여러 장소를 보며 이곳이다 싶었습니다.

28개의 해변과 가로림만이라는 생태의 보고, 농산어촌을 모두 갖춘 이곳이야 말로 예술가들이 모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안의 대자연은 예술 그 자체였어요. 오락발전소는 충남 태안 원북면 신두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태안 신두리 해안 사구는 천연기념물 제 43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대규모 모래 언덕과 아름다운 해변을 품고 있죠. 생태의 보고기도 해서 전국 최대의 해당화 군락지, 통보리사초, 모래지치, 갯완두, 갯매꽃을 비록하며 갯방풍과 같이 희귀식물들이 분포합니다. 동물군으로는 표범장지뱀, 종다리, 쇠똥구리, 사구의 웅덩이에 산란을 하는 아무르산개구리, 금개구리 등이 서식합니다. 신두리와 예술의 만남으로 탄생한 ‘오락발전소’도 있고요.

2020년 태안에 처음 내려가게 되었으니 오락발전소는 코로나19의 어려운 시기와 함께 시작된 로컬 사업이었네요. 예술적 활동에 큰 제약이 있었기에 프로그램을 진행조차 할 수 없는 시기였어요. 하지만 태안 이원면, 원북면 마을 분들의 많은 도움과 지지를 받으며 청년예술가들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미래의 극장은 대자연이 될 겁니다. 청년예술가들이 태안에 모여들고 자연 속에서 스스로를 치유하고 나아가 창의적인 예술활동을 펼치게 되었죠. 그렇게 예술창작환경과 예술 공동체 구축의 희망을 봤습니다.

 

여행이란? / 지구별로 여행 나온 삶 / 여행

 

여행은 삶의 놀이라 생각합니다. 논다는 일은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잘 노는 일은 생각보다 심오한 일이죠. 네덜란드의 철학자 요한 하우징아는 인간의 본질은 놀이에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놀이는 비일상적, 비생산적인 것이지만 삶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것이죠. 인류는 놀이를 통해 문화를 창조해 왔으니까요. 여행은 누구나가 할 수 있는 심오한 놀이입니다. 나아가 사회가 부드럽게 받아들이고 형성할 수 있는 건강한 문화이기도 합니다.

4차 산업 혁명의 시대에 사회적 질병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놀이 문화가 자리잡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 노는 것이 미덕이 되는 사회가 형성되었으면 해요. 나아가 우리의 삶은 지구별로 여행 나온 삶이지 않을까요.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려면 이제는 노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락발전소의 프로젝트는? / 지역과 예술을 연결해 만드는 안식처 / 기획

 

태안의 기적을 아시나요? 태안하면 유류유출 사건을 떠올리곤 하죠. 123만여 명이 추운 겨울날 손으로 기름을 닦아가며 바다를 회복시킨 이야기가 삼국유사, 내방가사와 같이 유네스코 기록물로 등재 되었습니다. 세계가 주목하는 환경 재난 극복의 사례가 된 것이죠. 이에 오락발전소에서는 유네스코 등재를 축하하며 또 123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며 환겨예술축제를 자체 기획한 적이 있어요. 환경 예술 축제 ‘무궁무진_1,232,322 Angels’입니다.

아티스틱 듀얼라이프 ‘무제한 예술’이라는 공동체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지속적인 예술 활동을 꿈꾸는 청년 예술가들과 기획자를 모집해 지역의 이해도를 높이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펌하는 예술인 공동체 프로그램입니다. 태안 오락발전소를 체험하고 느끼고 예술의 비전을 공유하는 일이었죠. 태안에 살며 태안을 투어하고, 특산물을 체험하며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여러 창의적인 작품을 제작하는데 도움을 주었어요.

최근에는 행정안전부‘청년마을만들기’에 참여 한 지 3년이 되었습니다. 청년예술가 축제마을을 기획하고 있어요. 태안과 도심을 오가며 많은 청년들과 소통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공연, 음반, 축제기획 등 예술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동시에 지역에서의 확장도 이어가고 있어요. 재미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려움과 기쁨은? / 공간과 사람 / 과정

 

자체 공간이 없어 이곳저곳을 다니며 사업을 진행할 때 어려움이 컸습니다. 태안에 자리를 막 잡으려던 무렵에도 유휴공간을 찾기가 어려워 힘겨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현재 오락발전소가 위치하고 있는 곳은 태안의 북부지역으로 인구소멸지역입니다. 행정안전부‘청년마을만들기’ 사업 1년 차에 장소 이전의 문제로 사업공간 구축을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오락발전소는 서울에서 문화예술 공간 5개 이상을 운영하여 음향, 조명, 무대 등 상당한 장비들이 있었는데요. 이 장비를 수용하며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도움으로 현재는 신두리 해수욕장 입구 중앙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지역에서의 안정적인 공간을 확보하고 사업 확장을 통해 태안 타 마을 사무실 확장도 준비 중입니다.

어려움을 지나 자리 잡은 오락발전소에서 많은 사람이 함께 했습니다. 인연을 맺고 협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활동 소식이 들려오고, 많은 청년 예술가들이 오락발전소를 경험하고 더 많은 무대에 앞장서 나아가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종종 그들이 다시 태안 오락발전소를 찾아 올 때가 있습니다. 그들이 오락발전소의 기쁨입니다.

 

꿈꾸는 지역상은? / 한국적인 축제, 한국적인 예술인 마을 / 마을

 

사례는 사례일 뿐 따라 하지 말자가 오락발전소의 철학입니다. 허나 해외 사례를 들자면 벨기에의 ‘투모로우랜드’, 리투아니아의 ‘우주피스공화국’, 미국 서부 네버다주의 ‘버닝맨’ 등 많은 예술축제 및 기발한 아이디어로 지역이 활성화된 사례가 떠오릅니다.

세계인이 찾아오고 고유한 한국적인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지역, 함께 미래사회를 이끌어가는 축제가 있는 지역이 되었으면 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처럼, 태안 오락발전소는 가장 한국적인 축제와 가장 한국적인 예술인 마을을 꿈꾸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 회복의 도구로서 문화예술 / 계획

 

태안의 문화예술발전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글로벌 활동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현재 오락발전소는 신두리에 예술환경 공간을 확보하여 교육, 체험, 지역상품 개발, 예술창작환경 등을 위한 공간 증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태안 어촌마을의 예술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며 필리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국제교류를 통한 문화예술관광 프로그램 및 예술농업 프로그램을 추진 중입니다. 오락발전소의 본 사업인 엔터테이먼트 사업으로 음반 및 공연 개발도 진행 중이죠.

문화예술과 사회적 질병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방과 회복의 도구로 문화예술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로 사회적 문제를 예방하고 회복하는 기업, 지역을 문화예술로 발전시키는 기업, 지역 예술과 세계를 연결하는 로컬 엔터테이먼트 기업으로서 활동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소박한 꿈, 원대한 꿈 / 예술적 세상을 만들어가는 기업 / 꿈

 

오락발전소를 방문한 분이라면 천사견 ‘왕비’(레브라도 리트리버)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왕비는 힘이 좋고 달리기를 좋아하는데요. 소박한 꿈이라면, 빨리 왕비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원대한 꿈으로는 지역과 예술의 연결자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3500여개 마을에 지역과 함께 하는 ‘오락발전소’를 세우고 그 공간을 예술가들이 운영하여 세계인들이 알고 찾아오는 미래를 꿈꿔봅니다. 대한민국 전 지역을 ‘예술적 세상’으로 만들어가는 오락발전소가 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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