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가 잇는 충남]
로컬굿즈를 만들며 산다는 건
132제작소 | 슬로당 | 자기만의 방
눈코입을 달고 몽똑한 팔다리를 뻗고 있는 귀여운 인삼, 연잎을 모자처럼 쓰고 있는 하이커들, 알록달록한 채소를 닮은 인형들, 양말이며 티셔츠며 이 귀여운 것들이 그려진 물건들이 그지없이 탐난다. 금산, 합덕, 홍동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 지역의 이야기를 입혀 직접 만든 굿즈들이다. 자기가 사는 지역에 애정을, 자기 일에는 열정을 가지고 임한 사람들이 만드는 캐릭터와 굿즈에 담긴 서사가 흥미롭고 신선하다.

[132제작소] 계속 부딪혀보겠습니다
-‘나’ 혹은 팀을 어떻게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저는 금산에 살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동시에 금산 청년몰 금빛시장 안에서 2년 넘게 그림 공방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132제작소라는 이름으로 금산의 특산물인 인삼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금산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키우기 위해 굿즈도 제작하고 아주 바쁘게 지내고 있답니다.
-지역에서 작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래 시골을 좋아했어요. 차만 있다면 금산은 참 살기 편하고 조용한 매력이 있어요. 금산이 요새 많이 발전해서 음식점이나 카페도 꽤 생기고 있고 로컬 맛집도 많아서 제게는 거주하며 작업하기에 아주 만족스러운 환경이에요. 예술가에게는 화려한 도시보다 자연경관이 좋은 곳에서 영감이 떠오를 때가 더 많거든요. 그런 의미에서도 이곳이 참 좋더라고요.
-활동하는 곳이 지역이어서 어려운 점이 있나요?
작업에 필요한 물품을 사야할 때 어려움이 있어요. 대전만 나가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인데 말이죠. 또 사람들이 무언가를 경험할 기회가 도시에 비해 턱없이 적어요. 행사나 전시 같은 것들이요. 음식점이나 영화관 같은 도시에 흔한 것도 금산에서는 드물고요. 클라이밍, 보드게임, 필라테스 센터 같은 것들도 생기긴 하지만 사람들에게 생소하고 인지가 잘 안 되니까 금방 문을 닫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어려운 점을 헤쳐나가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계속 부딪혀보는 게 유일한 답인 것 같아요! 제가 그림 공방을 오픈했을 때도 그랬어요. 어떤 곳인지 뭘 배우는 곳인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았죠. 홍보를 위해 지역 카페에 글과 사진도 많이 올렸던 것 같아요. 이제는 입소문이 많이 나서 홍보하지 않아도 그림을 배우러 공방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어느새 자리 잡은 공방을 바라보면 참 뿌듯하고 감사해요. 132제작소를 통해 인삼 캐릭터 개발과 굿즈 제작을 시작하게 된 것도 저 스스로에게는 또 다른 도전이에요. 이것 역시 열심히 부딪혀 나가보려 합니다.
-지역이어서 좋은 점이 있다면?
제가 서울에서 28년을 나고 자란 사람인데요. 늘 빡빡하게 사람들 틈에 껴서 지하철로 출퇴근했던 기억이 나요. 너무 싫었거든요. 시골로 오면서 자연과 함께하는 여유를, 삶의 리듬을 즐길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어요. 부족한 것도 있지만, 금산에도 나름 있을 게 다 있거든요. 적당한 데서 만족할 줄 아는 걸 배우고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지금처럼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공방 운영자로 지낼 것 같고요. 이제 막 포문을 연 132제작소를 활발하게 키우고 싶어요. 다양한 축제들에 참여하고 인스타그램도 활발히 운영할 예정이에요. 금산이라고 하면 132제작소와 인삼 캐릭터를 바로 떠올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볼 예정입니다.

[슬로당]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나’ 혹은 팀을 어떻게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슬로당이는 디자인 회사를 창업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양정은입니다. 7년 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매료되었어요. 어머니가 귀향한 당진에도 순례길이 있다는 걸 알게 돼 걸어보기도 하고 탐색도 해보니 잠재력 있는 콘텐츠가 많은 곳이라 생각했어요. 이곳을 걸으며 만날 수 있는 이야기를 굿즈로 만들어보자 싶었죠. 그래서 저도 당진으로 이주했습니다. 합덕시장 안 오래 비어있던 공가에서 팝업 굿즈 샵을 진행했고, ‘시골언니’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참여자들과 합덕 순례길을 걷기도 하며 재미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작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디자이너로서 지역이 가진 이야기를 물성이 있는 형태로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아직 하고 있는 사람이 없으니까 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도 생각했고요. 서울에 있을 때는 솔직히 제가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변 사람과 자꾸만 비교하게 되고요. 그런데 당진에 오고서는 제가 가진 이야기를 재미있어 해주시고 제가 가진 역량을 인정해줘요. 이곳에 필요한 사람처럼 느끼게 해주는 날들이 많아요.
-활동하는 곳이 지역이어서 어려운 점이 있나요?
아무래도 제작 일정이 급한 때에 인쇄소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 생길 때 어렵죠. 제작에 필요한 물품을 살 때 서울까지 가야 하는 게 번거롭기도 하고요. 그리고 지역은 상대적으로 트랜드에 덜 민감하다 보니 가끔은 다양하고 파격적인 것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어려운 점을 헤쳐나가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제시간 안에 물건이 도착하지 못할 거라는 통보를 받을 때 정말 당혹스러운데요. 그럴 때는 거래처 사장님께 솔직하게 현재 진행상황과 대처방안을 빨리 호소하는 게 가장 낫더라고요. 괜히 혼자 처리하고 책임지려다 애먹은 적이 많았거든요. 사과하면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부분 “괜찮아유~” 하고 이해해주시더라고요. 충청도의 부드럽고 유한 바이브가 안정감을 주다 보니 저도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감사한 순간들이 많아요.
-지역이어서 좋은 점이 있다면?
제가 어디서 왔는지 어디에 사는지를 궁금해하시는 지역 분들이 많이 계세요. 당진에서 나고 자라지는 않았어도 어머니 고향이기 때문에 제 몸에 당진의 DNA가 흐르고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나면, 순간 상대의 마음이 열리는 게 느껴지거든요. 저라는 사람이 가진 이야기를 궁금해해주고 특별하게 생각해주시는 게 좋더라고요. 저를 귀하게 여겨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지역을 위해 더 열심히 무언가 해보고 싶도록 마음이 끓게 하는 계기가 돼요. 항상 좋은 에너지를 얻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두 가지가 있는데, 판매를 목표로 제대로 된 상품군을 만드는 것과 청년 커뮤니티를 운영해보는 거예요. 작년에 참여했던 로컬파운더스캠프를 통해서 다양한 시도를 해봤으니 올해는 판매라는 실전에 가까운 계획을 세웠고요. 당진에 타지에서 일 때문에 유입된 청년들이 굉장히 많은데 타지살이에 어려움과 외로움을 느끼고 있더라고요. 커뮤니티를 만들어 함께 당진을 탐방하거나 무언가를 같이 만드는 일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오가빌리지] 안정적으로 함께할 사람이 있는 곳에서
-‘나’ 혹은 팀을 어떻게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홍성에서 3년 차 재봉틀 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홍성에서 나고 자라 대학 때만 잠시 대전에서 지내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어요. 8년 정도 영어강사로 일했는데, 하고 싶은 걸 해보자는 생각으로 무작정 공방을 열었어요. 지금은 옷 수선 교육으로 학교 수업도 나가고, 패브릭 관련 작품도 제작하면서 마켓도 나가는 멀티 공방 사장이 되었습니다. 빨간 무, 흰 가지, 노란 애호박… 유기농 마을 홍동의 채소를 캐릭터화해서 직접 인형으로 만들어볼 수 있는 DIY키트가 대표 상품이에요.
-지역에서 작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홍성이 제 가족, 지인이 모여 있는, 가장 제게 익숙한 곳이기 때문이에요. 아무 연고가 없는 곳에서 내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니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위급한 상황이 있을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공방을 열 때 많은 안정감을 줬어요. 유지비용이 저렴한 것도 좋은 점이죠. 마침 운 좋게도 제가 개업을 생각할 때 마음 맞는 몇 공방 선생님들과 함께 모여 공예협동조합을 만들고 공간을 나눠 쓰기 시작했어요. 사업을 시작할 때 유지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어서 좋았어요.
-활동하는 곳이 지역이어서 어려운 점이 있나요?
인구가 적어서 오프라인 행사나 수업 진행, 판매가 원활하진 않아요. 함께 공간을 사용하는 공예 선생님들과 자체 플리마켓 같은 것도 열어서 같이 으쌰으쌰! 해도 생각만큼 사람들이 모이진 않더라고요. 지금은 오프라인으로는 학교 단체 수업이나 관공서에서 들어오는 행사 부스 참여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어요.
-어려운 점을 헤쳐나가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제가 사랑하는 일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돈도 필요하고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유지를 위해서는 제 역량이 닿는 한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요. 재봉틀 수업만 하는 게 아니라 수선 수업도 하고 봉제인형 만드는 수업도 하는 것처럼요. 오히려 이런 식으로 공방을 운영하면서 저의 재능이 뭔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더 구체적으로 알아가는 것 같아요.
-지역이어서 좋은 점이 있다면?
고객도 적지만 동종업계 경쟁자도 적거든요. 시간이 지날수록 일이 많아졌어요. 일을 한번 의뢰해주셨던 분들이 계속 불러주시더라고요. 이런 점이 지역 사회 안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하기에 상대적으로 수월한 것 같아요, 또 지역 행사가 있으면 참여할 기회도 많아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3평 남짓한 공간에서 사업을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3년 차네요. 올해는 공방을 확장 이전해서 더 넓은 곳에서 더 재미있는 활동을 할 것 같아요. 수업이나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제 작품으로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어요. 패브릭으로 공예, 회화,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을 많이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이야기가 잇는 충남]
로컬굿즈를 만들며 산다는 건
132제작소 | 슬로당 | 자기만의 방
눈코입을 달고 몽똑한 팔다리를 뻗고 있는 귀여운 인삼, 연잎을 모자처럼 쓰고 있는 하이커들, 알록달록한 채소를 닮은 인형들, 양말이며 티셔츠며 이 귀여운 것들이 그려진 물건들이 그지없이 탐난다. 금산, 합덕, 홍동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 지역의 이야기를 입혀 직접 만든 굿즈들이다. 자기가 사는 지역에 애정을, 자기 일에는 열정을 가지고 임한 사람들이 만드는 캐릭터와 굿즈에 담긴 서사가 흥미롭고 신선하다.
[132제작소] 계속 부딪혀보겠습니다
-‘나’ 혹은 팀을 어떻게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저는 금산에 살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동시에 금산 청년몰 금빛시장 안에서 2년 넘게 그림 공방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132제작소라는 이름으로 금산의 특산물인 인삼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금산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키우기 위해 굿즈도 제작하고 아주 바쁘게 지내고 있답니다.
-지역에서 작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래 시골을 좋아했어요. 차만 있다면 금산은 참 살기 편하고 조용한 매력이 있어요. 금산이 요새 많이 발전해서 음식점이나 카페도 꽤 생기고 있고 로컬 맛집도 많아서 제게는 거주하며 작업하기에 아주 만족스러운 환경이에요. 예술가에게는 화려한 도시보다 자연경관이 좋은 곳에서 영감이 떠오를 때가 더 많거든요. 그런 의미에서도 이곳이 참 좋더라고요.
-활동하는 곳이 지역이어서 어려운 점이 있나요?
작업에 필요한 물품을 사야할 때 어려움이 있어요. 대전만 나가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인데 말이죠. 또 사람들이 무언가를 경험할 기회가 도시에 비해 턱없이 적어요. 행사나 전시 같은 것들이요. 음식점이나 영화관 같은 도시에 흔한 것도 금산에서는 드물고요. 클라이밍, 보드게임, 필라테스 센터 같은 것들도 생기긴 하지만 사람들에게 생소하고 인지가 잘 안 되니까 금방 문을 닫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어려운 점을 헤쳐나가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계속 부딪혀보는 게 유일한 답인 것 같아요! 제가 그림 공방을 오픈했을 때도 그랬어요. 어떤 곳인지 뭘 배우는 곳인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았죠. 홍보를 위해 지역 카페에 글과 사진도 많이 올렸던 것 같아요. 이제는 입소문이 많이 나서 홍보하지 않아도 그림을 배우러 공방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어느새 자리 잡은 공방을 바라보면 참 뿌듯하고 감사해요. 132제작소를 통해 인삼 캐릭터 개발과 굿즈 제작을 시작하게 된 것도 저 스스로에게는 또 다른 도전이에요. 이것 역시 열심히 부딪혀 나가보려 합니다.
-지역이어서 좋은 점이 있다면?
제가 서울에서 28년을 나고 자란 사람인데요. 늘 빡빡하게 사람들 틈에 껴서 지하철로 출퇴근했던 기억이 나요. 너무 싫었거든요. 시골로 오면서 자연과 함께하는 여유를, 삶의 리듬을 즐길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어요. 부족한 것도 있지만, 금산에도 나름 있을 게 다 있거든요. 적당한 데서 만족할 줄 아는 걸 배우고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지금처럼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공방 운영자로 지낼 것 같고요. 이제 막 포문을 연 132제작소를 활발하게 키우고 싶어요. 다양한 축제들에 참여하고 인스타그램도 활발히 운영할 예정이에요. 금산이라고 하면 132제작소와 인삼 캐릭터를 바로 떠올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볼 예정입니다.
[슬로당]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나’ 혹은 팀을 어떻게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슬로당이는 디자인 회사를 창업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양정은입니다. 7년 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매료되었어요. 어머니가 귀향한 당진에도 순례길이 있다는 걸 알게 돼 걸어보기도 하고 탐색도 해보니 잠재력 있는 콘텐츠가 많은 곳이라 생각했어요. 이곳을 걸으며 만날 수 있는 이야기를 굿즈로 만들어보자 싶었죠. 그래서 저도 당진으로 이주했습니다. 합덕시장 안 오래 비어있던 공가에서 팝업 굿즈 샵을 진행했고, ‘시골언니’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참여자들과 합덕 순례길을 걷기도 하며 재미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작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디자이너로서 지역이 가진 이야기를 물성이 있는 형태로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아직 하고 있는 사람이 없으니까 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도 생각했고요. 서울에 있을 때는 솔직히 제가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변 사람과 자꾸만 비교하게 되고요. 그런데 당진에 오고서는 제가 가진 이야기를 재미있어 해주시고 제가 가진 역량을 인정해줘요. 이곳에 필요한 사람처럼 느끼게 해주는 날들이 많아요.
-활동하는 곳이 지역이어서 어려운 점이 있나요?
아무래도 제작 일정이 급한 때에 인쇄소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 생길 때 어렵죠. 제작에 필요한 물품을 살 때 서울까지 가야 하는 게 번거롭기도 하고요. 그리고 지역은 상대적으로 트랜드에 덜 민감하다 보니 가끔은 다양하고 파격적인 것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어려운 점을 헤쳐나가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제시간 안에 물건이 도착하지 못할 거라는 통보를 받을 때 정말 당혹스러운데요. 그럴 때는 거래처 사장님께 솔직하게 현재 진행상황과 대처방안을 빨리 호소하는 게 가장 낫더라고요. 괜히 혼자 처리하고 책임지려다 애먹은 적이 많았거든요. 사과하면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부분 “괜찮아유~” 하고 이해해주시더라고요. 충청도의 부드럽고 유한 바이브가 안정감을 주다 보니 저도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감사한 순간들이 많아요.
-지역이어서 좋은 점이 있다면?
제가 어디서 왔는지 어디에 사는지를 궁금해하시는 지역 분들이 많이 계세요. 당진에서 나고 자라지는 않았어도 어머니 고향이기 때문에 제 몸에 당진의 DNA가 흐르고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나면, 순간 상대의 마음이 열리는 게 느껴지거든요. 저라는 사람이 가진 이야기를 궁금해해주고 특별하게 생각해주시는 게 좋더라고요. 저를 귀하게 여겨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지역을 위해 더 열심히 무언가 해보고 싶도록 마음이 끓게 하는 계기가 돼요. 항상 좋은 에너지를 얻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두 가지가 있는데, 판매를 목표로 제대로 된 상품군을 만드는 것과 청년 커뮤니티를 운영해보는 거예요. 작년에 참여했던 로컬파운더스캠프를 통해서 다양한 시도를 해봤으니 올해는 판매라는 실전에 가까운 계획을 세웠고요. 당진에 타지에서 일 때문에 유입된 청년들이 굉장히 많은데 타지살이에 어려움과 외로움을 느끼고 있더라고요. 커뮤니티를 만들어 함께 당진을 탐방하거나 무언가를 같이 만드는 일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오가빌리지] 안정적으로 함께할 사람이 있는 곳에서
-‘나’ 혹은 팀을 어떻게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홍성에서 3년 차 재봉틀 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홍성에서 나고 자라 대학 때만 잠시 대전에서 지내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어요. 8년 정도 영어강사로 일했는데, 하고 싶은 걸 해보자는 생각으로 무작정 공방을 열었어요. 지금은 옷 수선 교육으로 학교 수업도 나가고, 패브릭 관련 작품도 제작하면서 마켓도 나가는 멀티 공방 사장이 되었습니다. 빨간 무, 흰 가지, 노란 애호박… 유기농 마을 홍동의 채소를 캐릭터화해서 직접 인형으로 만들어볼 수 있는 DIY키트가 대표 상품이에요.
-지역에서 작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홍성이 제 가족, 지인이 모여 있는, 가장 제게 익숙한 곳이기 때문이에요. 아무 연고가 없는 곳에서 내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니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위급한 상황이 있을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공방을 열 때 많은 안정감을 줬어요. 유지비용이 저렴한 것도 좋은 점이죠. 마침 운 좋게도 제가 개업을 생각할 때 마음 맞는 몇 공방 선생님들과 함께 모여 공예협동조합을 만들고 공간을 나눠 쓰기 시작했어요. 사업을 시작할 때 유지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어서 좋았어요.
-활동하는 곳이 지역이어서 어려운 점이 있나요?
인구가 적어서 오프라인 행사나 수업 진행, 판매가 원활하진 않아요. 함께 공간을 사용하는 공예 선생님들과 자체 플리마켓 같은 것도 열어서 같이 으쌰으쌰! 해도 생각만큼 사람들이 모이진 않더라고요. 지금은 오프라인으로는 학교 단체 수업이나 관공서에서 들어오는 행사 부스 참여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어요.
-어려운 점을 헤쳐나가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제가 사랑하는 일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돈도 필요하고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유지를 위해서는 제 역량이 닿는 한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요. 재봉틀 수업만 하는 게 아니라 수선 수업도 하고 봉제인형 만드는 수업도 하는 것처럼요. 오히려 이런 식으로 공방을 운영하면서 저의 재능이 뭔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더 구체적으로 알아가는 것 같아요.
-지역이어서 좋은 점이 있다면?
고객도 적지만 동종업계 경쟁자도 적거든요. 시간이 지날수록 일이 많아졌어요. 일을 한번 의뢰해주셨던 분들이 계속 불러주시더라고요. 이런 점이 지역 사회 안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하기에 상대적으로 수월한 것 같아요, 또 지역 행사가 있으면 참여할 기회도 많아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3평 남짓한 공간에서 사업을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3년 차네요. 올해는 공방을 확장 이전해서 더 넓은 곳에서 더 재미있는 활동을 할 것 같아요. 수업이나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제 작품으로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어요. 패브릭으로 공예, 회화,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을 많이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